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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식도락

북악산(백악산-청운대) 둘레길 트래킹

by 이야기숲스무고개 2024. 3. 18.

첫 장거리 트래킹

이른아침 시간, 시작은 광화문에서 부터였다. 저멀리 청와대와 뒷산이 보인다.

처음 시작은 설레임 가득,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뒤편 춘추관쪽 도심쪽에서부터 천천히 걸어서 시작했다. 삼청동 안내소 이정표를 찾아서 두리번 거리며 천천히 길을 따라 걸었다.

이정표를 마주하고, 맞은편쪽 오늘의 코스를 습득하며 만세동방과 청운대쉼터쪽임을 직감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은 사람이 걸어가고자 만든게 분명한데, 데크길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오가는 코스란걸 실감했다.

한참을 걷다보니 말수가 줄어 드는게 느껴졌다. 몸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싼마이로 구매한 아웃도어는 그 땀을 배출하지 못해 습자지처럼 몸을 감싸고 있었다. 오르막 데크를 한참을 올라서 청와대 전망대와 만세동방 약수터 갈림길이 나왔고, 청와대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잠시 쉬는 동안, 데워진 몸의 온기를 식혔고, 목도 한줌 적시며 다음의 여정을 쫓아 나섰다. 청와대 전망대에서 다시 내려와서 만세동방 약수터 방향으로 올라갔다. 시음금지.. 죽는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음용수로 사용하기는 부족하다는 검사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다시 길을 쫓아 가파른 오르막으로 쭈욱~~ 이건 트래킹이 아닌, 등산으로 변질한 코스중의 하나였다.

 

네다리로 바위를 움켜쥐며 어렵게 올라가기도 했고, 이리저리 요령껏 잘 습득해서 올라가니 다시 평편한 길을 마주하는게 그렇게 반가울수 없었다. 청운대 쉼터에서 다시 앉아 가져온 간식꺼리로 힘듦을 위로 해주고, 따뜻했던 보온병의 따쑨 물의 아메리카 한잔으로 위안을 대신한 꿀맛같은 휴식시간이었다.

지금부터는 한양도성 둘레길가 마주했다. 성곽 둘레길을 걷다보니 드는 생각이 만약 조선시대 군졸이었다면 마을에서 여기까지 줄기차게 오르락내리락 했을꺼라는 생각에 쉽지 않았던 군(?) 복무시절이었을것 같다.

한양도성 둘레길에서 바라본 북한산 정상

운치하나는 멋졌다. 하늘도 맑고 푸른날이어서 그런지 저멀리 북한산 정상이 그렇게 멀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으니까. 다만, 이날 모처럼 꽃샘추위가 왔던 영하권 아침이라 골을 타고 부는 바람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너무너무 추워서 귀돌이 안가지고 갔으면 오돌오돌 트래킹이 될뻔 했다.

 

백악산 정상 코스를 뛰어다니던 사람들의 정체가 너무도 궁금했다. 일반인이 저런 가혹행위를 스스로 할리는 없고, 분명 경찰 특수기동대나 청와대 경호팀 정도가 아니었을까 추측만 했지, 가히 부럽다는 생각은 못했다. 올라와서 보니, 산행을 즐기는 커플도 있었고, 다수의 산악동호회 아줌마, 아저씨 들도 있었다. 유독 젊은 친구들이 많이 보였는데 도심의 베스트 둘레길, 트래킹이긴 한가 보다.

인왕산 수성동 계곡

북악산 탐방로 따라 내려와 창의문쪽으로 내려왔다. 그 앞에 마주했던 청운문학도서관과 윤동주 문학관, 그길도 트래킹 코스와 연결되었는데, 진경산화길과 인왕산 자락길로 나뉘어 졌다. 윤동주 문학관 뒤편의 인왕산 자락길을 통해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내려갔다. 인왕산 초소책방에서 잠시 쉬면서 서울 시티뷰를 다시한번 구경했고, 천천히 이동하며 인왕산의 돌무더기위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개미같은 사이즈의 사람들도 볼수 있었다.

 

그렇게 돌아서 내려와 마주하게 된 수성동 계곡, 그 옛날 겸재 정선이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다는 포인트에서 내가 한컷 찍어 봤는데 그림을 그리고픈 욕심나는 풍경에 내심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흐르는 물은 많지 않았지만 여기 인왕산 계곡물이 흘러 저 아래 청계천과 합류하며 여름에는 시원한 풍경도 아른거리기도 했다.

 

수성동 계곡을 뒤로하고, 최종 종착지였던 통인시장에 도착했다. 아침8시 시작해서, 이곳에 도착하니 11시 40분정도..

막걸리 한잔에 찌짐 몇장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얼큰하게 적셔진 마음을 부여잡으며 다시 지하철 타고 복귀~~ 다음의 트래킹 일정을 고민하게 했다. 간단한 트래킹이라고 생각하고 첫 장거리를 나갔는데, 중간에 원치않던 등산까지, 긴 여정의 트래킹에 장단지도 지혼자 놀래서 많이 뻐근했지만 나쁘지 않았던 첫 산행을 겸한 도심 트래킹이었다. 좋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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